본문 바로가기

아그라

'나홀로 여행' 가치 알려준 인도 오르차 '나 홀로 여행'은 지독하게 외롭다. 이른 아침 눈을 떠, 잠자리에 들기까지 철저히 혼자다. 오가는 여행자끼리 서로의 말벗이 되기도 하지만, 짧은 만남 뒤 찾아오는 고독은 더 짙다. 행여나 몸이라도 아플라치면, 숙소에 덩그렇게 내동댕이쳐진 서러움에 눈물을 쏟기 일쑤다. 그럼에도, '나 홀로 여행'은 자유로워 행복하다. 그저 발길 닿는 곳이 목적지요, 멎는 곳이 휴식처다. 이름이 알려진 유적지라도 끌리지 않으면 그만이요, 이름 없는 황무지라도 내 마음이 동하면 그곳이 곧 명소가 된다. 여행을 계획하고, 이끌어가는 주체가 온전히 '나'이기에. 쓸쓸함이 빚은 묘한 분위기가 고독한 여행객 발목을 붙잡고 인구 2000 명 남짓의 작은 마을 오르차(Orcha)는 '나 홀로 여행'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곳이다. 인도.. 더보기
힌두교의 나라에 이슬람 유적이 많은 까닭 여행의 최대 난관은 뜻하지 않은 '재해'다. 다행히 인도 여정 중 자연재해 앞에 숨죽일 만한 일은 없었다. 5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고전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불편함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인간의 불찰로 불쑥 찾아드는 인재다. 특히 종파와 민족 간 적개심이 빚어내는 '테러'는 여행자의 목숨마저 위협하는 악재다. 풍성한 볼거리 덕에 북인도의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델리·아그라·자이푸르. 이 지역에 대한 일정을 수일 앞두고, 느닷없이 자이푸르에서 폭탄 테러 소식이 날아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No problem'을 외치는 현지인조차 자이푸르 행을 만류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결국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할 '골든 트라이앵글' 여정은 한쪽 '이'가 빠진 채 진행됐다. 이번 참사는 힌두교와 이슬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