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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단상

여행 중 한동안 가족에게 연락 않았더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일러두었기에, 한동안 가족에게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바라나시에서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수화기 너머로 '이제야 연락하느냐'는 부모님의 질책이 쏟아졌다. 무사해서 다행이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집안이 발칵 뒤집힐 법도 했다. 네팔과 인도로 넘어오기 직전에 머물렀던 중국의 쓰촨성. 이곳이 지진으로 무너져 몇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인도의 자이푸르에서 폭탄테러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단다.

곧장 PC방으로 달려가 자판에 '지진'과 '폭탄테러'를 두들겼다. 대략 시기를 따져보니 내가 쓰촨성을 떠난 지 사흘 후 천지가 무너져 내렸다. 또한, 여행 일정이 조금 빨랐더라면 자이푸르 폭탄테러 현장에 당도할 뻔했다. 심장이 요동치고, 등골이 오싹했다.

지진과 폭탄테러 소식을 접한 후 마음을 진정시키려 '강가'에서 나룻배를 탔다. 생사가 전혀 낯설지 않은 바라나시에서 인생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


그날 저녁,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강가'에 나룻배를 띄운 후 해거름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머무르고 있는 바라나시는 중국 쓰촨성과 인도 자이푸르의 중간 지점이다. 공교롭게도 이곳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다.'